박준혁 CEO가 말하는 메이아이 창업 스토리 (1)

대기업을 홀린 스타트업, 메이아이의 탄생 비화를 박준혁 대표 인터뷰에 담다!

안녕하세요, 메이아이의 Brand Marketer 고운입니다.

저는 메이아이에 입사한 지 갓 두 달이 지난 신규 히치하이커인데요. 입사 직후부터 꼭 한 번 다뤄야겠다고 마음먹은 콘텐츠 소재가 있어요. 바로 메이아이 가장(家長), 박준혁 대표님의 인터뷰입니다. 사실 기업에서 대표 인터뷰를 진행하는 것이 대단히 특별한 일은 아닌데요. 그렇다고 할지언정 박준혁 대표님은 특별한 사람이 맞습니다. 수석 입학과 조기 졸업, 20대 청년 창업가, 포브스 선정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리더’ 등. 휘황찬란한 키워드를 온몸에 두르고도 한껏 공손하고 수줍은 모습이 여느 '비범한 천재 창업가' 클리셰를 가뿐하게 산산조각 내거든요.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대기업을 상대로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모두가 입을 모아 경기 불황이라고 말하는 2023년에 누적 투자액 80억 원을 달성한 회사. 세계 3개 컴퓨터 비전 분야 학술 대회 ‘CVPR’, 세계 최대 규모의 IT·가전 전시회 ‘CES’ 등 각종 국제 행사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가는 기업. 메이아이를 향한 세간의 기대가 커질수록 기업의 최전선에 있는 그의 서사가 궁금해집니다.

메이아이의 탄생 비화부터 박준혁 대표님의 비전까지. 총 2편의 인터뷰로 만나 볼게요 :)


과학자를 꿈꾸던 내가, 이 세계에서는 스타트업 대표?

Q. 가장 식상한 질문부터 소비해 보겠습니다. 준혁님께서는 어쩌다가 창업을, 콕 집어 ‘스타트업 설립’이라는 선택을 하시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처음부터 창업을 생각한 건 아니었어요. 원래 꿈은 과학자였습니다. 실은 제가 어릴 때부터 피부병을 앓았거든요. 적잖게 고생을 했다 보니 이런 병이 사람을 얼마나 힘들게 하는지 잘 알고 있었어요. 그래서 나중에 어른이 되면 이런 병을 해결할 수 있는 생명공학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죠.

고등학교에 입학한 뒤에도 과학자라는 꿈이 쭉 이어지긴 했는데요. 대학교 진학을 준비할 때쯤 되니까 고민이 되더라고요. 내가 진짜 좋아하는 건 뭐고, 무슨 일을 해야 평생 즐기면서 살 수 있을지 같은 것들이요. 생각할수록 연구를 열심히 해서 학계에 이바지하는 건 제가 즐겁게 하거나 잘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것 같았어요. 반대로 학교에서 친구들이랑 같이 했던 프로젝트나, 새로운 동아리를 만들어 아무것도 없는 상태부터 하나씩 아이디에이션 했던 일은 선명하게 떠오르더라고요. 그때 깨달았어요. ‘나는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랑 무언가를 만들어 내는 일을 해야 되는구나’라고요.

그런 일을 하고 살려면 어떤 직업을 가져야 될지를 고민하던 와중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강의를 듣게 됐어요. 제가 다녔던 학교에서는 종종 선배나 외부 연사를 초빙해서 강연을 열었거든요. 창업을 했던 선배의 강연이었는데, 거기서 ‘스타트업’이라는 키워드를 얻었죠.

여담이지만 그때 강연을 하셨던 선배님이 지금의 퓨처플레이 류중희 대표님이세요. 메이아이의 든든한 투자가이시죠. 재밌는 건 제가 퓨처플레이의 투자를 받은 직후까지도 류중희 대표님이 그때 강연하셨던 선배님이셨다는 걸 몰랐다는 거예요. 나중에 알게 되었을 때 엄청 놀랐습니다.

Q. 본격적인 창업 준비는 대학생이 된 이후에 시작하셨겠죠? 어떤 활동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고등학교 졸업 무렵부터 대학교 학부생 때까지 토이 프로젝트 격의 활동을 꾸준히 했어요. 마음에 맞는 친구들이랑 팀을 만들고,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창업 아이템에 대해 이야기했죠. 아이템이 떠오르면 노트에 메모를 하곤 했는데 1년이 지나고 보니까 7~8권 정도를 썼더라고요.

박준혁 대표가 대학생 때 작성했던 창업 아이템 노트 중 일부

당시에 정말 좋은 친구들과 함께 했는데요. 다만 딱 한 가지, 제가 늘 비슷한 친구들만 만난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제 배경이 과학고등학교에 공과대학이다 보니(웃음). 그래서 저랑 다른 스페셜티를 갖고 있는 친구를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다가, 1학년 때는 캠퍼스 내 창업 동아리를 만들었고요. 2학년 때는 다른 학교 학생들을 만날 요량으로 대학생 창업 컨퍼런스를 개최했습니다.

Q. ...준혁님 MBTI 내향형(I)이라고 하셨으면서, 전혀 아니신 것 같은데요?

지금 생각해 보면 뭐 그렇게 겁이 없었는지(웃음). 창업 컨퍼런스는 단발성으로 시도했던 프로젝트였는데요. 생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았어요. 당시에 대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조직화해서 운영하는 국내 창업 컨퍼런스가 거의 없던 터라 상징성도 있었고요. 그래서 행사를 반 년에 한 번씩 열게 되었습니다. 규모도 점점 커졌죠. 미디어도 해 보고, 포럼도 해 보고, 대학생에서 타깃을 바꿔 고등학생을 대상으로도 진행해 보고. 그러다 보니 대학 동아리에서 다룰 수 있는 운영 범위를 훌쩍 넘어서는 바람에, 자연스럽게 소셜벤처 설립으로 이어졌어요. 이때 세운 회사가 저의 첫 회사인 ‘VIRUS(Value Influencer to Rocket & Uprise Startup)’입니다.


전설의 시작, 메이아이 비긴즈

Q. VIRUS는 메이아이와 업종이 전혀 다르네요. 어쩌다 다음 창업 아이템으로 ‘공간의 디지털화’를 고르시게 되었나요?

VIRUS 설립 후 3년간 20~30번의 행사를 운영했어요. 그러다 보니 방문객 데이터가 궁금해지더라고요. 이번 행사에 몇 명이 왔는지, 참가자들이 어떤 포인트를 주목했는지 등의 정보를 알아야 다음 행사를 더 잘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시에는 이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는 툴이 설문조사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행사 말미에 늘 설문 조사를 요청했는데, 응답률이 30%가 채 안 되는 거예요. 그런데 사실 저부터도 누가 설문 조사해달라고 하면 잘 안 하거든요(웃음). 그러다가 설문 조사 말고 다른 방법은 없을까, 어떻게 하면 이 문제를 풀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사실 개인적으로도 이 문제를 풀고 싶어서 학부 졸업 논문으로 다루기도 했어요. 영상으로 피플 카운팅을 하는 방법론에 대해 썼죠. 당시에는 영상으로 사람을 식별하는 기술이 그다지 고도화되지 않았거든요. 말하자면 ‘이런 모양으로 생긴 건 사람이다’라고 판별해 내는 수준이라, 신체 일부가 가려진 사람을 사람으로 판단하지 못하거나 사람과 비슷한 형태의 사물을 사람이라고 오판하곤 했어요. 그런데 때마침 AI 시장에서 자세 추정 기술(Pose Estimation)이 조금씩 궤도에 올라오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그 기술을 응용하는 방법을 제안했습니다. 그 논문이 어떻게 보면 메이아이 디지털 애널리틱스의 시초이기도 해요 :)

Q. 외부적 동기가 확실하네요. 혹시 내면의 동기는 없으셨어요?

두 가지가 있었어요. 하나는 ‘인공지능으로 창업을 하려면 ‘지금’해야 되겠다’라는 생각. 저는 당시에 대학원을 다니고 있었고, 박사 학위를 따서 졸업하려면 아무리 빨라도 5~6년은 걸릴 것 같은데. 그때쯤이면 인공지능 기술의 특별함이 사라질 것 같은 거예요. 마치 20년 전에는 ‘웹사이트를 만든다’라는 게 엄청나게 희귀하고 멋진 일이었다면, 지금은 모든 회사들이 공식 홈페이지 하나쯤은 갖고 있는 시대가 된 것처럼요. 그래서 인공지능으로 혁신적인 창업을 하려면 빠르게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고요.

두 번째는 함께 VIRUS를 창업했던 친구들과 있었던 일인데. 어느 날 친구 한 명이 단톡방에 재미있는 앱이 나왔다면서 다들 해보라고 소개를 시켜줬어요. 셀피(Selfie)를 업로드하면 감정과 성별을 추론해서 ‘23세 여성, 분노 99%’ 같은 데이터를 내놓는 앱이었죠. 당시에 꽤 유행하면서 앱 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를 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사실 거기에 쓰인 기술은 2~3년 전에 나온 거거든요. 어떤 기술이 나와서 대중이 접하기까지 2~3년은 걸린다는 생각을 하고 나니까 ‘창업에 대한 이해도 있고 인공지능에 대한 지식도 있는 나라면, 최신 기술을 현실에 빨리 녹일 수 있을지 않을까?’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CCTV를 들고 온 귀인, 메이아이의 첫 파트너사

Q. 다음 질문은 제가 가장 여쭤보고 싶었던 항목입니다. 사실은 입사하기 전부터 궁금했던 건데(웃음). CCTV를 활용하겠다는 아이디어를 어떻게 떠올리신 건지 궁금해요. 제 시각에서 CCTV는 공간을 구성하는 ‘당연한 인프라’일뿐이거든요. 어디에나 있는 요소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활용하겠다는 시각을 갖는 건 꽤 고차원의 감각이라고 생각해요.

(웃음) 그게 정말 재밌는 부분인데. 사실 메이아이는 처음에 CCTV를 활용할 생각을 못 했어요. 일반 IP 카메라나, 청소년 완구용 과학 상자에 나오는 것 같은 조악한 카메라를 만들어서 사용하려고 했었죠. 내부에서 연구할 때는 벽에 스마트폰을 달아 놓고 촬영한 영상을 쓰기도 했어요.

그러다가 저희의 첫 고객사이자 파트너사인 이랜드리테일을 만나 한 매장에서 테스트를 진행하게 됐는데.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하려고 보니, 공사 규모가 너무 크고 어려운 거예요. 그래서 매장 안에 2~3미터 높이의 스탠드를 세우고 꼭대기에 카메라를 매달아 두겠다고 했죠. 그랬더니 이랜드리테일 측에서 말씀하시길 ‘스탠드가 넘어지면 고객들이 다칠 위험이 있으니 차라리 매장 내 CCTV 영상을 쓰면 어떠냐’라고 하시더라고요.

Q. 이랜드리테일이 엄청난 귀인이었네요.

그러니까요. 당시에 메이아이는 CCTV 영상을 쓸 생각도 못 했고, 당연히 관련 권한이나 지식이 없었어요. 그런 한계를 말씀드렸더니 감사하게도 이랜드리테일 측에서 법적 검토까지 도와주셨어요. 가명 처리나 비식별화 같은 정책적인 방법도 제안해 주셨고요. 당연하게도 카메라를 직접 설치하는 것보다는 이미 있는 CCTV를 사용하는 게 합리적이기 때문에, 그때 이후로 메이아이는 쭉 CCTV라는 매개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악플, 오히려 좋았던 이유

Q. 이어지는 질문은 좀 조심스럽습니다. 뭐랄까, 제 생각에 CCTV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진 인프라는 아닌 것 같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대중들이 메이아이 즉, ‘CCTV를 활용하는 기업’을 접했을 때 덜컥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지는 않을까 염려돼요.

아시다시피 메이아이는 ‘가명 처리를 통한 통계 작성’ 비즈니스를 하고 있어요. 모든 영상은 비식별화되어 곧바로 삭제되기 때문에 개인이 특정되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제가 매장에 방문하면 단순히 ‘20대 남성’으로 체크될 뿐이고 ‘박준혁’이 이 매장에 왔다고 식별되진 않거든요. 그러니까 걱정해 주시는 이슈와 메이아이는 분명한 거리가 있어요.

다만 메이아이가 기술적, 정책적으로 이슈가 없는 것과는 별개로, CCTV가 네거티브한 이미지로 소비된다는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혹시 ‘마이너리티 리포트(Minority Report)’라는 영화를 아시나요? 최첨단 치안 시스템으로 범죄자를 쫓는 SF 영화인데. 왜 그런 종류의 드라마나 영화에서 CCTV로 범인을 쫓는 장면을 보면 범인의 일거수일투족이 주르륵 조회되고 그렇잖아요. 그런 콘텐츠에 노출된 대중이라면 아무래도 메이아이의 모델을 처음 만났을 때 거리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Q. 실제로 마주했던 부정적인 리액션은 없으셨나요?

메이아이를 창업하고 얼마 안 돼서 디캠프(D.CAMP)라는 지원 기관을 통해 언론 보도 기회를 얻었던 적이 있었어요. 그게 운이 좋게도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었는데, 그 기사에 부정적인 댓글들이 달렸었어요. 국고로 과학 인재를 양성해 놨더니 감시 사회를 조장한다느니, 빅브라더 이슈가 염려된다느니 하는 내용들이었죠.

Q. 아, 많이 놀라셨겠어요. 이런저런 생각도 드셨을 것 같고요.

다행히 큰 대미지는 입지 않았어요. 오히려 메이아이의 대표로서, 메이아이의 기술을 대중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를 제대로 고민할 계기가 생긴 거라고 봤죠. 앞에서 이야기했듯 메이아이는 ‘CCTV로 무언가 해봐야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된 기업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이런 반응을 내부에서 면밀히 알아차리기는 어려웠는데. 이 해프닝을 통해 메이아이의 아이템을 단편적으로 조명하면 안 된다는 걸 깨닫게 됐고요. 개인적으로는 연예인이 된 기분이 들었습니다. ‘생애 첫 기사가 났다, 나도 살면서 악플을 받아버렸다’라는 기분이 꽤 생경했죠(웃음).

저는 메이아이가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을 개선’하는 문제를 풀고 있다고 생각해요. 여기서 오프라인의 고객 경험 개선이란 일차원적으로는 공간과 고객사를 위한 일이지만 나아가서는 그 공간을 찾는 사람을 위한 일이라고 보거든요. 마치 온라인 서비스가 우리의 데이터를 이용해 각종 맞춤형 광고나 큐레이션을 제공하고, 우리는 그로부터 혜택을 일부 누리는 것처럼요.

따라서 저는 메이아이의 일이 세상을 더 이롭게 만드는 부분이라고 의심치 않아요. 그래서 더더욱 메이아이의 기술이 대중에게 일부분만 노출되어 오해를 사지 않도록, 메이아이와 대중의 인식 사이의 갭(Gap)을 잘 메꾸는 비즈니스를 해나가고 싶습니다.


메이아이 연대기는 계속된다

생명공학자를 꿈꾸던 고등학생이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는 스타트업 창업가가 되기까지. 박준혁 대표님의 인터뷰로 만나보는 메이아이 창업 스토리, 흥미롭게 읽고 계신가요? 이어지는 인터뷰는 메이아이와 박준혁 대표님의 ‘성장’을 조명합니다. 아래 북마크를 누르시면 다음 편으로 손쉽게 이동하실 수 있어요 :)

박준혁 CEO가 말하는 메이아이 창업 스토리 (2)
메이아이의 과거, 현재, 미래를 박준혁 대표 인터뷰에서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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